몇 해 전 방영된 한 방송프로그램에서는 세계 각지의 특별한 교육현장들을 소개하며 프랑스의 미술교육을 그 중 하나로 다뤘다. 미술교육을 단순히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거나 개발하는 데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영역으로 확대함으로써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고, 감성과 이성을 조화롭게 발달시킨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낳고 또 그 생각이 다른 생각을 낳았을 때 사람의 상상력과 사고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 이른바 ‘생각하는 법’을 키우는 교육이 프랑스 미술교육이 지향하는 목표이며, ‘파리아트마인’의 교육 철학이기도 하다.
명화를 감상하며 세상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키우다
프랑스의 미술교육은 1980년대 맞이한 ‘공교육의 위기’ 속에서 프랑스 정부가 내놓은 해답이었다. 평등교육이 가져온 하향평준화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교육은 미술에서 출발한다”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교육을 이어감으로써 틀에 박히지 않은 유연한 사고를 키우고자 주력한 것이다. ‘파리아트마인’은 바로 이러한 프랑스 미술교육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설립된 문화예술 교육기관이다. 기존의 한국 미술에서 다루던 아동 미술교육의 관점에서 탈피해 세계적인 ‘명화’와 ‘화가’에 대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다채로운 미적·지적 자극을 얻고, 내적 동기 유발과 학습 능력 발달을 극대화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파리아트마인의 정솔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최근 가장 강조되고 있는 능력은 바로 ‘창의력’입니다. 하지만 ‘창의력’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모호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은 창의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를 발달시킬 수 있는지를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미술교육’이 창의력 발달에 좋다는 것만은 잘 알려져 있지만, 유치원부터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14년 이상 미술교육을 접했음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미술은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라며, “이에 저는 예술이 사회 곳곳에 녹아들어있는 나라인 ‘프랑스’의 미술교육과 우리의 미술교육은 무엇이 다른지를 연구해왔고, 그 차이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얻게 되는 수많은 선택과 고민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에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파리아트마인’은 바로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설립한 교육기관이며, 저희가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가 장차 우리나라 문화예술교육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나갈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2021.04 월간인터뷰 소개
[이 사람이 사는 법 ]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는 정솔 대표를 만났다. 그림이 좋아 무작정 프랑스로 떠난 열아홉 살 정솔 대표.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떠난 길이라 죽자사자 공부에 매진했다는 그녀는 몸이 좋지 않아 결국 5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스물다섯 해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내 나라 대한민국의 하늘과 별과 햇살과 계절의 아름다움이 어찌나 그리웠는지 모른다는 정솔 대표.
귀국 후 그녀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을 연구한 일이었다. 미취학아동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아이들은 과연 어떤 그림을 그릴까?’ 그것이 궁금해서 말이다.
“막상 아이들의 그림을 보니 검은색 테두리와 얼굴 모양 그리고 눈·코·입, 나무, 집까지 그림이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았다. 그걸 보는데 덜컥 겁이 났다. 한국에서 말하는 창의력은 어디로 달아나 버린 것일까! 이 아이들은 과연 커서도 주도적인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숨이 턱턱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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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공부가 우선이 되다 보니 다양한 자극과 경험을 해본 아이들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보는 세상에 한계가 있다. 이런 것들이 정말 안타깝다. 고로 정솔 대표는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프랑스의 ‘감성교육’이다. 이것은 누구나 외치는 창의력미술과는 좀 다르다.
감성교육은 감성을 키워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 감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하고, 두 번째는 그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며, 세 번째는 그 감정에 맞게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출처] 30시간을 향해 달리는 아름다운 그녀 ‘파리아트마인’ 정솔 대표| 작성자 최미향 기자